노후 준비가 잘 되어 있는 선진국들은 대체로 국가가 운영하는 공적연금 비중이 높다. 공적연금이 안정적인 노후 소득의 기반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이를 중심으로 노후를 준비한다.
우리나라도 국민연금 제도를 통해 기본적인 노후 소득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다만 공적연금 제도가 비교적 늦게 도입되었고, 급격한 고령화와 인구구조의 변화로 노후생활이 길어지면서 국민연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보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준비가 필수적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노후 준비 체계는 국민연금(공적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으로 이어지는 3층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 가지를 균형 있게 활용한다면, 보다 안정적이고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기대할 수 있다.

당장 세액공제 혜택을 누리고 싶다면?
연금저축과 IRP
개인연금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상품이 바로 ‘연금저축’과 ‘IRP(개인퇴직연금)’이다. 이 두 가지를 합쳐 ‘연금 계좌’라 부르며, 국가가 국민의 노후 준비를 돕기 위해 세제 혜택을 부여한 대표적인 연금 상품이다.
연금저축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나이에 관계없이 가입할 수 있고, IRP는 소득이 증명되면 가입이 가능하다. 연금저축, DC형 퇴직연금, IRP를 합해 1인당 연간 최대 1,8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으며, 이 중 연금저축·IRP 합산 최대 900만원(연금저축 단독은 최대 600만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율은 소득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근로자의 경우 연봉이 5,500만원 이하이면 납입액의 16.5%를, 5,500만원을 초과하면 납입액의 13.2%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연봉 5,000만원인 근로자가 IRP 계좌에 연간 900만원을 납입했다면 148만 5천원(900만원 X 16.5%)의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 혜택은 근로자뿐 아니라 자영업자·임대소득자 등 사업소득자도 받을 수 있다. 다만 기준 소득 구간이 다르다. 사업소득 금액이 4,500만원 이하이면 납입액의 16.5%, 4,500만원을 초과하면 13.2%가 적용된다.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55세 이후부터 연금 형태로 10년 이상 나누어 수령해야 하며, 중도에 인출하거나 해지할 경우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되니 주의하자.
이처럼 연금 계좌는 단기 목돈 마련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세금 환급과 노후 준비를 동시에 원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효율적인 장기 연금 상품이다. 은행, 증권사, 보험사 등 금융회사에 방문하여 가입할 수 있으며, 기존 금융회사가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연금 계좌 이전 제도를 통해 다른 곳으로 이전도 가능하다.
소득이 없거나 평생 연금을 받고 싶다면?
비과세 연금보험

연금 계좌와 더불어 개인연금의 다른 한 축을 담당하는 것이 ‘비과세 연금보험’이다. 연금 계좌가 납입 시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한다면, 비과세 연금보험은 납입 단계에서 세제 혜택 대신 연금 수령 시 발생하는 이자소득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과세 혜택을 받으려면 일정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매월 적립식으로 납입할 경우에는
- 납입하는 보험료가 월 150만원 이내이어야 하며,
- 5년 이상 납입,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해야 한다.
목돈을 한 번에 납입할 경우에는
- 합계액 1억원 이내에서 납입하고,
- 10년 이상 계약을 유지하면 동일한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비과세 연금보험은 다음의 경우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 소득이 없어 세액공제 혜택을 받기 어려운 경우
- 연금 계좌에 더해 개인연금을 추가적으로 준비하고자 하는 경우
- 종신연금형으로 사망 시까지 평생 안정적인 연금을 수령하고자 하는 경우
연금 수령 조건을 충족하면 높은 연금액을 보증하는 구조의 개인연금보험, 일명 ‘비과세 연금보험’은 주로 생명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상품으로, 특히 평생 연금을 지급하는 종신연금형은 오직 생명보험사에서만 판매한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비과세 연금보험은 생명보험사의 재무설계사(FP) 또는 보험 판매 대리점을 통해서 가입할 수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연금 가치 하락을 막으려면?
개인연금 상담 시에 자주 묻는 질문은 ‘화폐가치 하락’에 관한 의문이다.
물가가 계속 상승한다면, 수십 년 후에 받을 연금 수령액의 가치가 하락하지 않을까요?
맞는 이야기다. 인플레이션이 지속된다면 지금 100만원보다 30년 후에 100만원은 가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연금 자산의 가치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물가상승률 이상의 연금 자산 수익률을 확보하면 된다.
기본은 내 자산의 성장 속도가 물가 상승 속도보다 빨라야 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매년 3%씩 물가가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내 연금 자산의 수익률을 3% 이상 유지하면 연금 자산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만 머물기보다, 실적 배당형 상품을 적절히 혼합하여 초과 수익을 노리는 전략이 필요하다.
둘째, 연금 납입액을 소득 대비 정률로 납입하면 된다.
수십 년간 물가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소득도 상승하기 마련인데, 소득이 상승하는 만큼 연금 납입액도 늘릴 필요가 있다. 30년 전 월급 100만원 받던 시절에 월 10만원씩 납입했는데, 30년 후 월급 1,000만원을 받는데도 월 10만원씩 납입하고 있다면 연금 자산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해진 금액을 납입하는 정액 납입 방식보다 소득 대비 일정한 비율을 납입하는 ‘정률 납입 방식’이 더 효과적이다. 실제 연금 수령 시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주는 국민연금의 납입 방식은 정률 납입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노후 준비에 대한 방법과 생각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하지만 공적연금이 기본적인 노후를 준비하는 것임에 비해 개인연금은 좀 더 여유로운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임을 기억하자. 국민연금을 기반으로 퇴직연금, 개인연금까지 균형 있게 활용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노후 설계가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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