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9

광화문글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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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요약

  • 광화문글판은 1991년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됐습니다. 1998년부터 시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전하는 감성적인 문안을 선보였고, 2000년에는 시민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 문안선정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 문안선정위원회는 분기마다 접수되는 시민 공모작 2,000여 편과 선정위원 추천작을 심사하고 토론·투표해 최종 문안을 확정합니다.
  • 확정 문구는 30~40종 디자인 시안을 거쳐 ‘플랙스’ 천에 출력됩니다. 신문지 800배 크기의 글판이 크레인으로 4~5시간에 걸쳐 설치됩니다.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5년 여름편
2025년 6월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외벽에 이재무 시인의 ‘나는 여름이 좋다’에서 발췌한 광화문 글판 여름편이 개시됐다. 교보생명은 여름을 덥고 지치는 계절이 아닌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성장하는 시간으로 바라보고,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긍정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펼쳐 나가자는 뜻으로 문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문장 하나, 계절 하나 – 광화문글판의 탄생 과정

매일 아침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한 번쯤 고개를 듭니다. 교보생명 본사 사옥 벽면에는 신문지 800배 크기의 커다란 글판이 걸려 있고, 그 위에는 서른 자 남짓한 한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글자 하나의 크기가 초등학생 키와 맞먹는 이 문장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조용히 새 옷을 갈아입습니다.

광화문글판은 2003년부터 봄·여름·가을·겨울의 변화에 맞춰 연 4회 새로운 문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계절의 변화와 함께 광화문에서 새로운 문장을 기다리는 지금의 운영 방식도 이때 정례화됐습니다.

그런데 이 짧은 한 줄이 거리에 걸리기까지 여러 사람의 손과 몇 달의 시간이 오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거리의 한 문장은 누군가 즉흥적으로 고른 글귀가 아닙니다. 시민의 응모와 위원들의 토론, 임직원의 투표, 그리고 디자이너와 설치 작업자의 손을 차례로 거친 정교한 협업의 결과입니다. 그 과정을 순서대로 따라가 봅시다.

거리의 한 줄, 누가 고를까요

첫 단계는 ‘어떤 문장을 걸 것인가’를 정하는 일입니다. 현재 광화문글판의 문안은 문안선정위원회와 시민의 참여를 통해 선정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문안을 골랐던 것은 아닙니다.

2000년 신창재 교보생명 이사회 의장은 시민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 문인·언론인·평론가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문안선정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메시지를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의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을 함께 찾는 체계를 마련한 것입니다.

문안선정위원회는 “이 현판이 시민의 공공재이며, 주인은 시민”이라는 취지 아래 공식 명칭을 ‘광화문글판’으로 정했습니다. 시민이 읽기만 하는 글판이 아니라 문안을 제안하고 선정 과정에도 참여하는 지금의 운영 방식은 이러한 철학에서 출발했습니다.

광화문글판 문안을 심의하는 문안선정위원회
2025년 1월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들은 글판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장재선 시인, 요조 가수 겸 작가, 김연수 소설가, 안희연 시인, 유희경 시인. 
  • 문안선정위원회는 누구로 구성될까요

문안선정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됩니다. 시인·소설가·평론가 등 문인과 교수·카피라이터·언론인 등 외부 인사 5명,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과 교보생명 브랜드홍보담당 임원이 참여합니다. 위원의 임기는 2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습니다.

현재 외부위원으로는 소설가 김연수, 시인 안희연·유희경, 언론인 어수웅, 가수이자 작가인 요조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서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를 비롯해 시인 정호승·안도현, 소설가 은희경, 카피라이터 유제상 씨 등도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이름들이 거리의 한 줄을 함께 고르는 셈입니다.

  • 한 문장은 어떤 논의를 거쳐 정해질까요

위원회는 분기마다 2000여 편에 이르는 시민 공모작과 위원들의 추천작을 놓고 치열한 토론과 투표를 거칩니다. 그 모습이 흡사 문학상 시상식을 방불케 한다고 합니다. 위원들은 이 문장이 위로와 용기, 희망의 울림을 안기는지, 시대의 관심사를 잘 반영하는지, 계절과 어울리며 의미가 쉽게 전달되는지를 폭넓고 꼼꼼하게 살핍니다. 이렇게 좁혀진 후보에 교보생명 임직원 대상 설문조사를 더해 최종 문안을 확정합니다.

시민의 목소리도 직접 반영됩니다. ‘2024년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대상 수상자가 명예문안선정위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위원들의 안목과 시민의 참여가 한 문장 안에서 만나는 셈입니다.

광화문글판의 문장을 읽는 사람도, 새로운 문장을 제안하는 사람도 시민입니다. 문안선정위원회가 광화문글판을 ‘시민의 공공재’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광화문글판은 회사가 시민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현판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문장을 찾고 소통하는 글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글판에 오를 수 있을까요. 시·소설·수필 같은 문학작품부터 영화 대사, 명언, 노래 가사까지 ‘좋은 글’이라면 자격이 있습니다. 다만 길 건너편에서도 한눈에 들어와야 하는 만큼 30~40자 안팎이라는 분량의 제한이 있습니다. 이 조건 때문에 함축이 강한 시(詩)가 자주 선정되고는 합니다.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2026년 여름편
 2026년 6월 1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빌딩 외벽 광화문글판에 미국 대표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 ‘마지막 날들’에서 발췌한 여름편이 게시됐다.

고른 문장은 어떻게 ‘보이는 작품’이 될까요

문안이 확정되면, 글귀는 디자인이라는 옷을 입습니다. 교보생명은 새 글판의 디자인을 디자인 전문가에게 의뢰합니다. 어렵게 고른 옷감을 재단하고 바느질해 한 벌의 옷으로 완성하는 단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자를 쓰기도 합니다. 글귀의 감성을 더 잘 살려줄 예술가를 찾아 작품을 의뢰하기도 합니다. 변하지 않는 원칙은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거나 물리적 제약으로 실현하지 못했던, 그래서 지금껏 세상에 보여주지 못한 아이디어를 찾으려 애쓴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30~40종의 시안 가운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안을 골라냅니다. 글귀의 느낌을 고려해 시각적 아름다움과 공감을 함께 갖추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필요하면 새 시안을 더하기도 합니다. 디자이너가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며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담당자 등과 협의해 최종 시안을 확정합니다. 디자인 단계가 마무리된 것입니다.

신문지 800배 크기 글판은 어떻게 벽에 걸릴까요

마음에 드는 옷을 만들었으니 이제 입을 차례입니다. 광화문글판은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옥과 강남 교보타워, 그리고 천안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과 제주 교보생명 사옥까지 전국 4곳에 똑같은 디자인으로 걸립니다. 소재는 ‘플랙스’라는 합성수지 천입니다.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옥의 글판은 신문지 800배 크기를 자랑합니다. 글자 하나가 초등학생 키와 맞먹습니다. 이 때문에 ‘가로 5m 컬러 프린터’로 폭 4.2m 원단 두 폭에 나눠 출력하는데, 출력에만 장장 5시간이 걸립니다. 두 장의 원단은 고주파 작업으로 접합해 한 장으로 완성합니다.

설치도 만만치 않습니다. 4층 높이의 대형 크레인 두 대에 각각 두 명의 작업자가 올라탑니다. 이들은 벽면의 목재 프레임에 천을 고정합니다. 광화문 사옥은 설치에 4~5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더 신경 쓸 점은 계절입니다. 합성 재질의 천은 열을 받으면 말랑해지는 성질이 있어, 햇빛을 받으면 늘어나고 없으면 수축합니다. 그래서 일조량이 적은 겨울과 봄에는 주로 낮에, 반대로 여름과 가을에는 저녁에 글판을 설치합니다.

시민이 쓰고 시민이 읽는, 광화문글판 제작 과정

단계 주체 핵심 활동
1단계 문안 발굴·응모 시민, 문안선정위원회
시민이 응모한 분기 2,000여 편의 문안과 선정위원 추천작을 함께 검토한다.
2단계 심의·토론·투표 문안선정위원회
위로, 시의성, 계절감 등을 기준으로 문안을 토론하고 투표한다.
3단계 문안 확정 문안선정위원회, 교보생명 임직원
토론 결과에 임직원 설문조사를 더해 최종 문안을 확정한다.
4단계 디자인 디자인 전문가·예술가, 교보생명 담당자
30~40종의 시안을 제작·협의한 뒤 최종 시안을 확정한다.
5단계 출력 제작진
플랙스 천에 컬러 프린터로 출력하고, 고주파 방식으로 접합한다.
6단계 설치 크레인 작업자
목재 프레임에 고정한 뒤 계절별 일정에 맞춰 4~5시간에 걸쳐 설치한다.

‘광화문글판’은 언제, 어떻게 시작됐을까요

광화문글판을 제안한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1991년 1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된 광화문글판의 첫 문안은 ‘우리 모두 함께 뭉쳐/경제활력 다시 찾자’였다. 이후에도 ‘훌륭한 결과는/훌륭한 시작에서 생긴다’ 등 초기 문안은 계몽적 성격의 직설적인 메시지가 담긴 표어와 격언이었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고통과 절망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자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는 “기업 홍보는 생각하지 말고, 시민들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다.

광화문글판이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처음 얼굴을 내민 것은 1991년 1월, 교보생명 신용호 창립자의 제안에서였습니다. 다만 시작부터 지금 같은 감성적인 문장이 걸렸던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는 경제 성장을 독려하는 계몽적이고 직설적인 표어와 격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당시 걸렸던 문안들이 궁금하다면 30자의 희망, 광화문글판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광화문글판이 지금과 같은 감성적인 모습으로 변화한 것은 1998년부터입니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로 고통과 절망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자, 신용호 창립자는 “기업 홍보는 생각하지 말고 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듬해 봄,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가져온 ‘떠나라 낯선 곳으로 /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문안이 걸리며 광화문글판에 시심(詩心)이 스며들었습니다.

시민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한 변화도 이어졌습니다. 2000년 신창재 의장은 문인·언론인·평론가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문안선정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문안선정위원회는 “이 현판이 시민의 공공재이며, 주인은 시민”이라는 취지 아래 공식 명칭을 ‘광화문글판’으로 정했습니다.

2003년부터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 연 4회 문안을 교체하는 방식이 정례화됐습니다. 2004년에는 디자인 개념을 본격적으로 도입했고, 2015년부터는 글판 고유의 정체성과 시대의 흐름을 함께 반영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은 사회적 평가로도 이어졌습니다. 광화문글판은 2007년 12월, 사람이 아님에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른 자의 문장은 왜 오랫동안 거리에 남아 있을까요

광화문글판 35년 기념 북콘서트 참석자 단체사진
교보생명은 2025년 11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광화문글판 35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열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환영사에서 “35년 동안 광화문글판은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하는 시민들의 벗으로 자라났다”며 “IMF외환위기와 코로나19 등 어려운 시절에도 광화문글판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해 왔다”고 말했다.

광화문글판의 한 문장은 시민의 응모에서 출발합니다. 여기에 선정위원들의 토론과 임직원의 의견, 디자이너와 예술가의 손, 크레인 위 작업자의 시간이 더해져 비로소 광화문 사거리에 걸립니다. 짧아 보이는 서른 자 뒤에는 시민과 여러 사람의 참여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광화문글판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결같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왔습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IMF 외환위기와 코로나19 등 어려운 시절에도 광화문글판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해 왔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시민의 일상 속에서 짧은 휴식과 희망을 건네는 ‘문화의 창’으로 남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른 자의 문장이 오래도록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이유는 광화문글판이 시민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건네는 현판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담으며 함께 만들어온 글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광화문글판, 자주 묻는 질문(FAQ)

나태주 시인의 풀꽃 문구가 담긴 100번째 광화문글판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출범 25주년 당시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가운데 시민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글귀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서 가져온 문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Q. 광화문글판 문안은 누가 선정하나요?

A. 시인·소설가·평론가·카피라이터·언론인 등 외부 인사 5명과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교보생명 브랜드홍보담당 임원으로 구성된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가 시민과 함께 문안을 선정합니다. 위원회는 시민 공모작과 선정위원 추천작을 놓고 토론·투표한 뒤, 교보생명 임직원 설문조사를 더해 최종 문안을 확정합니다.

Q. 시민도 광화문글판 글귀 선정에 참여할 수 있나요?

A. 네, 참여할 수 있습니다. 위원회는 분기마다 2000여 편에 이르는 시민 공모작을 심의 대상에 올립니다.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대상 수상자가 명예문안선정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등 시민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기도 합니다.

Q. 광화문글판 글귀는 왜 그렇게 짧나요?

A. 길 건너편에서도 한눈에 들어올 만큼 큰 글자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30~40자 안팎으로 분량이 제한됩니다. 이 조건 때문에 함축이 강한 시가 자주 선정됩니다. 다만 문학작품뿐 아니라 영화 대사, 명언, 노래 가사 등 ‘좋은 글’이라면 모두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Q. 광화문글판은 누가, 언제 시작했나요?

A. 광화문글판은 1991년 1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처음 걸렸습니다. 초기에는 계몽적인 표어와 격언이 주를 이뤘지만, 1998년부터 시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전하는 감성적인 문안으로 변화했습니다. 2000년에는 시민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 문안선정위원회가 발족했고, 이때부터 공식 명칭으로 ‘광화문글판’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Q. 언제부터 지금처럼 감성적인 문장이 걸렸나요?

A. 1998년부터입니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로 고통과 절망을 겪는 시민이 늘자, 신용호 창립자는 기업 홍보보다 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듬해 봄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가져온 문안이 걸리면서 광화문글판에 시심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Q. 광화문글판은 1년에 몇 번 바뀌나요?

A. 광화문글판은 봄·여름·가을·겨울에 맞춰 1년에 네 번 새로운 문안으로 교체됩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연 4회 문안을 교체하는 지금의 운영 방식은 2003년부터 정례화됐습니다.

Q. 광화문글판은 어떻게 벽에 설치하나요?

A. 플랙스라는 합성수지 천에 출력한 뒤, 4층 높이의 대형 크레인 두 대와 작업자들이 벽면 목재 프레임에 천을 고정합니다. 광화문 사옥은 설치에 4~5시간이 걸립니다. 천이 열에 늘어나고 수축하는 성질이 있어 겨울·봄에는 주로 낮에, 여름·가을에는 저녁에 설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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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글판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핵심 요약 광화문글판은 1991년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시작됐습니다. 1998년부터 시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전하는 감성적인 문안을 선보였고, 2000년에는 시민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 문안선정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문안선정위원회는 분기마다 접수되는 시민 공모작 2,000여 편과 선정위원 추천작을 심사하고 토론·투표해 최종 문안을 확정합니다.확정 문구는 30~40종 디자인 시안을 거쳐 ‘플랙스’ 천에 출력됩니다. 신문지 800배 크기의 글판이 크레인으로 4~5시간에 걸쳐 설치됩니다. 2025년 6월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외벽에 이재무 시인의 ‘나는 여름이 좋다’에서 발췌한 광화문 글판 여름편이 개시됐다. 교보생명은 여름을 덥고 지치는 계절이 아닌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성장하는 시간으로 바라보고,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긍정의 에너지를 끊임없이 펼쳐 나가자는 뜻으로 문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문장 하나, 계절 하나 – 광화문글판의 탄생 과정 매일 아침 서울 광화문 사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한 번쯤 고개를 듭니다. 교보생명 본사 사옥 벽면에는 신문지 800배 크기의 커다란 글판이 걸려 있고, 그 위에는 서른 자 남짓한 한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글자 하나의 크기가 초등학생 키와 맞먹는 이 문장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조용히 새 옷을 갈아입습니다. 광화문글판은 2003년부터 봄·여름·가을·겨울의 변화에 맞춰 연 4회 새로운 문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계절의 변화와 함께 광화문에서 새로운 문장을 기다리는 지금의 운영 방식도 이때 정례화됐습니다. 그런데 이 짧은 한 줄이 거리에 걸리기까지 여러 사람의 손과 몇 달의 시간이 오간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거리의 한 문장은 누군가 즉흥적으로 고른 글귀가 아닙니다. 시민의 응모와 위원들의 토론, 임직원의 투표, 그리고 디자이너와 설치 작업자의 손을 차례로 거친 정교한 협업의 결과입니다. 그 과정을 순서대로 따라가 봅시다. 거리의 한 줄, 누가 고를까요 첫 단계는 ‘어떤 문장을 걸 것인가’를 정하는 일입니다. 현재 광화문글판의 문안은 문안선정위원회와 시민의 참여를 통해 선정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문안을 골랐던 것은 아닙니다. 2000년 신창재 교보생명 이사회 의장은 시민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 문인·언론인·평론가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문안선정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회사가 자체적으로 메시지를 정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의 눈높이에서 공감할 수 있는 문장을 함께 찾는 체계를 마련한 것입니다. 문안선정위원회는 “이 현판이 시민의 공공재이며, 주인은 시민”이라는 취지 아래 공식 명칭을 ‘광화문글판’으로 정했습니다. 시민이 읽기만 하는 글판이 아니라 문안을 제안하고 선정 과정에도 참여하는 지금의 운영 방식은 이러한 철학에서 출발했습니다. 2025년 1월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들은 글판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장재선 시인, 요조 가수 겸 작가, 김연수 소설가, 안희연 시인, 유희경 시인.  문안선정위원회는 누구로 구성될까요 문안선정위원회는 총 7명으로 구성됩니다. 시인·소설가·평론가 등 문인과 교수·카피라이터·언론인 등 외부 인사 5명,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과 교보생명 브랜드홍보담당 임원이 참여합니다. 위원의 임기는 2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습니다. 현재 외부위원으로는 소설가 김연수, 시인 안희연·유희경, 언론인 어수웅, 가수이자 작가인 요조 등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앞서 2024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를 비롯해 시인 정호승·안도현, 소설가 은희경, 카피라이터 유제상 씨 등도 위원으로 활동한 바 있습니다.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이름들이 거리의 한 줄을 함께 고르는 셈입니다. 한 문장은 어떤 논의를 거쳐 정해질까요 위원회는 분기마다 2000여 편에 이르는 시민 공모작과 위원들의 추천작을 놓고 치열한 토론과 투표를 거칩니다. 그 모습이 흡사 문학상 시상식을 방불케 한다고 합니다. 위원들은 이 문장이 위로와 용기, 희망의 울림을 안기는지, 시대의 관심사를 잘 반영하는지, 계절과 어울리며 의미가 쉽게 전달되는지를 폭넓고 꼼꼼하게 살핍니다. 이렇게 좁혀진 후보에 교보생명 임직원 대상 설문조사를 더해 최종 문안을 확정합니다. 시민의 목소리도 직접 반영됩니다. ‘2024년 광화문글판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대상 수상자가 명예문안선정위원 자격으로 회의에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위원들의 안목과 시민의 참여가 한 문장 안에서 만나는 셈입니다. 광화문글판의 문장을 읽는 사람도, 새로운 문장을 제안하는 사람도 시민입니다. 문안선정위원회가 광화문글판을 ‘시민의 공공재’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광화문글판은 회사가 시민에게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현판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문장을 찾고 소통하는 글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글판에 오를 수 있을까요. 시·소설·수필 같은 문학작품부터 영화 대사, 명언, 노래 가사까지 ‘좋은 글’이라면 자격이 있습니다. 다만 길 건너편에서도 한눈에 들어와야 하는 만큼 30~40자 안팎이라는 분량의 제한이 있습니다. 이 조건 때문에 함축이 강한 시(詩)가 자주 선정되고는 합니다.  2026년 6월 1일 서울 종로구 교보생명 빌딩 외벽 광화문글판에 미국 대표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 ‘마지막 날들’에서 발췌한 여름편이 게시됐다. 고른 문장은 어떻게 ‘보이는 작품’이 될까요 문안이 확정되면, 글귀는 디자인이라는 옷을 입습니다. 교보생명은 새 글판의 디자인을 디자인 전문가에게 의뢰합니다. 어렵게 고른 옷감을 재단하고 바느질해 한 벌의 옷으로 완성하는 단계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직접 그림을 그리고 글자를 쓰기도 합니다. 글귀의 감성을 더 잘 살려줄 예술가를 찾아 작품을 의뢰하기도 합니다. 변하지 않는 원칙은 아직 시도해 보지 않았거나 물리적 제약으로 실현하지 못했던, 그래서 지금껏 세상에 보여주지 못한 아이디어를 찾으려 애쓴다는 점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30~40종의 시안 가운데,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안을 골라냅니다. 글귀의 느낌을 고려해 시각적 아름다움과 공감을 함께 갖추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필요하면 새 시안을 더하기도 합니다. 디자이너가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하며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담당자 등과 협의해 최종 시안을 확정합니다. 디자인 단계가 마무리된 것입니다. 신문지 800배 크기 글판은 어떻게 벽에 걸릴까요 마음에 드는 옷을 만들었으니 이제 입을 차례입니다. 광화문글판은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옥과 강남 교보타워, 그리고 천안 계성원(교보생명 연수원)과 제주 교보생명 사옥까지 전국 4곳에 똑같은 디자인으로 걸립니다. 소재는 ‘플랙스’라는 합성수지 천입니다.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 사옥의 글판은 신문지 800배 크기를 자랑합니다. 글자 하나가 초등학생 키와 맞먹습니다. 이 때문에 ‘가로 5m 컬러 프린터’로 폭 4.2m 원단 두 폭에 나눠 출력하는데, 출력에만 장장 5시간이 걸립니다. 두 장의 원단은 고주파 작업으로 접합해 한 장으로 완성합니다. 설치도 만만치 않습니다. 4층 높이의 대형 크레인 두 대에 각각 두 명의 작업자가 올라탑니다. 이들은 벽면의 목재 프레임에 천을 고정합니다. 광화문 사옥은 설치에 4~5시간이 필요합니다. 한 가지 더 신경 쓸 점은 계절입니다. 합성 재질의 천은 열을 받으면 말랑해지는 성질이 있어, 햇빛을 받으면 늘어나고 없으면 수축합니다. 그래서 일조량이 적은 겨울과 봄에는 주로 낮에, 반대로 여름과 가을에는 저녁에 글판을 설치합니다. 시민이 쓰고 시민이 읽는, 광화문글판 제작 과정 .kyobo-origin-flow-wrap { margin: 32px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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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걸렸던 문안들이 궁금하다면 30자의 희망, 광화문글판에서 자세히 볼 수 있습니다.) 광화문글판이 지금과 같은 감성적인 모습으로 변화한 것은 1998년부터입니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로 고통과 절망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자, 신용호 창립자는 “기업 홍보는 생각하지 말고 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듬해 봄,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가져온 ‘떠나라 낯선 곳으로 /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반복으로부터’라는 문안이 걸리며 광화문글판에 시심(詩心)이 스며들었습니다. 시민과의 소통을 넓히기 위한 변화도 이어졌습니다. 2000년 신창재 의장은 문인·언론인·평론가 등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문안선정위원회를 발족했습니다. 문안선정위원회는 “이 현판이 시민의 공공재이며, 주인은 시민”이라는 취지 아래 공식 명칭을 ‘광화문글판’으로 정했습니다. 2003년부터는 계절의 변화에 맞춰 연 4회 문안을 교체하는 방식이 정례화됐습니다. 2004년에는 디자인 개념을 본격적으로 도입했고, 2015년부터는 글판 고유의 정체성과 시대의 흐름을 함께 반영한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은 사회적 평가로도 이어졌습니다. 광화문글판은 2007년 12월, 사람이 아님에도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른 자의 문장은 왜 오랫동안 거리에 남아 있을까요 교보생명은 2025년 11월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광화문글판 35년’을 기념하는 북콘서트를 열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환영사에서 “35년 동안 광화문글판은 시대의 아픔을 위로하고 희망을 전하는 시민들의 벗으로 자라났다”며 “IMF외환위기와 코로나19 등 어려운 시절에도 광화문글판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해 왔다”고 말했다. 광화문글판의 한 문장은 시민의 응모에서 출발합니다. 여기에 선정위원들의 토론과 임직원의 의견, 디자이너와 예술가의 손, 크레인 위 작업자의 시간이 더해져 비로소 광화문 사거리에 걸립니다. 짧아 보이는 서른 자 뒤에는 시민과 여러 사람의 참여가 차곡차곡 쌓여 있습니다. 그렇게 완성된 광화문글판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결같이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왔습니다.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은 “IMF 외환위기와 코로나19 등 어려운 시절에도 광화문글판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우리와 함께해 왔다”고 말하며, 앞으로도 시민의 일상 속에서 짧은 휴식과 희망을 건네는 ‘문화의 창’으로 남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서른 자의 문장이 오래도록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이유는 광화문글판이 시민에게 일방적으로 말을 건네는 현판이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를 담으며 함께 만들어온 글판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광화문글판, 자주 묻는 질문(FAQ)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 출범 25주년 당시 교보생명 ‘광화문글판’ 가운데 시민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글귀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에서 가져온 문안인 것으로 나타났다. Q. 광화문글판 문안은 누가 선정하나요? A. 시인·소설가·평론가·카피라이터·언론인 등 외부 인사 5명과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교보생명 브랜드홍보담당 임원으로 구성된 광화문글판 문안선정위원회가 시민과 함께 문안을 선정합니다. 위원회는 시민 공모작과 선정위원 추천작을 놓고 토론·투표한 뒤, 교보생명 임직원 설문조사를 더해 최종 문안을 확정합니다. Q. 시민도 광화문글판 글귀 선정에 참여할 수 있나요? A. 네, 참여할 수 있습니다. 위원회는 분기마다 2000여 편에 이르는 시민 공모작을 심의 대상에 올립니다. 대학생 에세이 공모전 대상 수상자가 명예문안선정위원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등 시민의 목소리가 직접 반영되기도 합니다. Q. 광화문글판 글귀는 왜 그렇게 짧나요? A. 길 건너편에서도 한눈에 들어올 만큼 큰 글자로 걸어야 하기 때문에 30~40자 안팎으로 분량이 제한됩니다. 이 조건 때문에 함축이 강한 시가 자주 선정됩니다. 다만 문학작품뿐 아니라 영화 대사, 명언, 노래 가사 등 ‘좋은 글’이라면 모두 후보가 될 수 있습니다. Q. 광화문글판은 누가, 언제 시작했나요? A. 광화문글판은 1991년 1월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의 제안으로 서울 광화문 사거리에 처음 걸렸습니다. 초기에는 계몽적인 표어와 격언이 주를 이뤘지만, 1998년부터 시민에게 위안과 희망을 전하는 감성적인 문안으로 변화했습니다. 2000년에는 시민과의 온전한 소통을 위해 문안선정위원회가 발족했고, 이때부터 공식 명칭으로 ‘광화문글판’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Q. 언제부터 지금처럼 감성적인 문장이 걸렸나요? A. 1998년부터입니다. 1997년 말 IMF 외환위기로 고통과 절망을 겪는 시민이 늘자, 신용호 창립자는 기업 홍보보다 시민에게 위안을 주는 글판으로 운영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듬해 봄 고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 가져온 문안이 걸리면서 광화문글판에 시심이 스며들기 시작했습니다. Q. 광화문글판은 1년에 몇 번 바뀌나요? A. 광화문글판은 봄·여름·가을·겨울에 맞춰 1년에 네 번 새로운 문안으로 교체됩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연 4회 문안을 교체하는 지금의 운영 방식은 2003년부터 정례화됐습니다. Q. 광화문글판은 어떻게 벽에 설치하나요? A. 플랙스라는 합성수지 천에 출력한 뒤, 4층 높이의 대형 크레인 두 대와 작업자들이 벽면 목재 프레임에 천을 고정합니다. 광화문 사옥은 설치에 4~5시간이 걸립니다. 천이 열에 늘어나고 수축하는 성질이 있어 겨울·봄에는 주로 낮에, 여름·가을에는 저녁에 설치합니다. 함께 보면 좋은 콘텐츠 30자의 희망, 광화문글판 2026 광화문글판 겨울편 문안 공모 안내 aboutAUTHOR교보생명 뉴스룸 편집팀교보생명의 철학과 가치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뉴스룸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일부 사용에 제한이 있는 콘텐츠 제외)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인터넷 커뮤니티 등으로자유롭게 배포하고 공유할 수 있습니다. 콘텐츠 배포·공유 및 활용 시에는 출처와 링크 삽입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