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좋다는 것은 모든 이가 다 압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그 좋은 것을 실제로 ‘하지는’ 않습니다. 또 굳게 결심했던 의지는 시간이 흐르면서 어느새 약해지고 운동도 곧 슬그머니 멈춥니다. 물론 바빠서, 시간이 없어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진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습니다. 바로 인간은 천성적으로 편안함을 추구하는 존재라는 점. 에너지를 최대한 소비하지 않는 것이 생존에 더 유리하다 보니, 에너지 소모가 많고 힘든 운동 역시 천성적으로 하기 싫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즉, 바빠서가 아니라 운동이 ‘힘들어서’ 운동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보건복지부의 운동 가이드라인에서는 중간 강도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150분 이상 하도록 권합니다. 만약 중간 강도 운동이 아니라 고강도 운동을 할 거라면 주당 75분 이상을 하라고 권합니다. 달리기 같은 고강도 운동은 더 짧은 시간에 효율적으로 건강과 체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미 눈치를 채셨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운동 가이드라인에 그리 힘들지 않은 저강도 운동은 아예 빠져 있다는 사실을요.
많은 이들이 편한 운동만으로도 건강을 얻고 살도 빼기를 기대합니다. 박수만 쳐도 심장이 튼튼해질 거라 믿고, 걷기만 꾸준히 해도 노화를 예방하고 암이나 치매 같은 병에 걸리지 않으리란 기대를 합니다. 과연 힘들지 않은 운동만으로 우리는 건강해질 수 있을까요?
미국에서 평균 나이 42.8세인 403,681명을 대상으로 ‘10분 이상 숨이 조금 차거나 땀이 살짝 나거나 심장 박동이 조금 빨라지는 운동을 얼마나 자주 합니까?’, 또 ‘이런 운동을 한 번에 얼마나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그다음에는 ‘10분 이상 숨이 많이 차거나 땀이 쉴 새 없이 나거나 심장 박동이 많이 발라지는 운동을 얼마나 자주 합니까?’, 또 ‘이런 운동을 한 번에 얼마나 합니까?’라고 물었습니다. 앞의 질문은 중간 강도 운동에 대한 것이고, 뒤의 질문은 고강도 운동에 대한 것이지요.1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들을 추적하였습니다. 추적 기간 중 총 36,861명이 사망했습니다. 암이나 심혈관계 질환 같은 사망 원인도 함께 조사했습니다. 분석한 결과, 중간 강도 유산소운동을 주당 150분에서 300분 하는 것과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주당 75분에서 150분 하는 것은 비슷한 사망률 감소 효과를 보였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나 미국 보건복지부의 운동 가이드라인에서 권장하는 강도별 운동량이 비슷한 건강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이 연구결과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또 다른 사실도 밝혔습니다. 그것은 전체 운동량 중에서 중간 강도 운동보다 고강도 운동의 비중이 높았던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 (즉, 중간 강도 운동을 주로 한 사람) 보다 사망률이 의미 있게 낮았다는 사실입니다. 전체 운동 중에서 고강도 운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50퍼센트에서 75퍼센트에 달하는 사람은 중간 강도 운동만 한 사람보다 사망률이 17퍼센트나 더 낮았습니다. 이는 원래 있던 질병의 종류나 유무와 상관없이 동일했습니다. 즉,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이왕 운동을 한다면 강도 높은 운동을 많이 할수록 더 많이 건강해진다는 것입니다. 굳이 힘들고 고된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자, 그렇다면 고강도 운동은 얼마나 해야 건강에 도움이 될까요?
실제로 고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만 해도 수명이 3년이나 길어진다고 합니다. 하지만 힘든 강도의 운동을 장시간 지속하는 것은 결코 만만하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운동 경험과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겠지요. 그러나 앞서 소개한 논문에서 보듯이, 할 수만 있다면 고강도 유산소운동만큼 몸과 뇌에 좋은 운동도 없습니다.
고강도 운동을 오래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최소한 얼마를 해야 건강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까요?



2022년에 발표된 연구결과2를 살펴보겠습니다. 71,893명(연령 중간치: 62.5세)으로 구성된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코호트 연구*입니다. 이들을 약 6년 간 추적 관찰해 보니, 달리기 같은 고강도 운동을 일주일에 15분만 해도 암에 의한 사망률을 16 ~ 18퍼센트 낮출 수 있었습니다. 심혈관계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40퍼센트가 낮아졌습니다.
*코호트 연구: 인구 집단을 장기간 관찰하는 연구
분석 결과 사망률을 낮추는 최적의 운동량은 일주일에 고강도 운동 한 시간(50분에서 57분)의 고강도 운동이었습니다. 또 2분 이내의 고강도 유산소운동을 하루에 두 번만 해도 심혈관계 사망률을 35퍼센트 낮출 수 있었습니다.
고강도 운동은 힘들지만, 그 효과는 분명합니다. 일주일에 15분 정도는, 숨이 턱에 차는 느낌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해보면 건강해지는 몸을 느낄 뿐 아니라 후련해지는 마음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을 겁니다.
참고 문헌
- Wang, Y., Nie, J., Ferrari, G., Rey-Lopez, J. P., & Rezende, L. F. (2021). Association of physical activity intensity with mortality: a national cohort study of 403 681 US adults. JAMA internal medicine, 181(2), 203-211. ↩︎
- Ahmadi, M. N., Clare, P. J., Katzmarzyk, P. T., del Pozo Cruz, B., Lee, I. M., & Stamatakis, E. (2022). Vigorous physical activity, incident heart disease, and cancer: how little is enough?. European heart journal, 43(46), 4801-4814. ↩︎
교보 뉴스룸 최신 콘텐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