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26

우리 곁에 있는 기적! 2026 광화문글판 봄편, 김소연 시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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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글판 2026 봄편 문안의 주인공, 김소연 시인을 만나다
  • 기적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는 것, 김소연 시인 <한 글자 사전>
  • 김소연 시인이 생각하는 광화문글판과 문학 이야기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2026 광화문글판 봄편이 광화문을 찾는 시민들과 조용히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 봄편 문안은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 <한 글자 사전>에서 발췌한 문장인데요.

광글 봄편

봄,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기적

불과 11자의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울림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혹독한 겨울도 끝내 봄에 자리를 내어주듯, 기적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가까이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김소연 시인은 1993년 <현대시사상>에 시 ‘우리는 찬양한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습니다. 이후 <극에 달하다>에서부터 <촉진하는 밤>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집을 펴내며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2010년 제10회 노작문학상, 2011년 제57회 현대문학상 시부문, 2024년 청마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죠.

교보생명이 그런 김소연 시인을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2026 광화문글판 봄편 문안에 담긴 의미부터 시를 대하는 그의 생각까지, 지금 함께 들어보시죠.

김소연시인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를 쓰며 살고 있는 김소연입니다. 시를 읽고 쓰는 일이 저에겐 이 세계의 입구를 더 넓게 만드는 즐거운 노동과 같습니다. 때로는 미처 몰랐던 문을 새로 발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Q. 2026 광화문글판 봄편의 주인공이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감사한 일이죠. 광화문글판 덕분에 잊고 지내던 지인들로부터 인증샷을 더러 받았네요(웃음). 봄이 왔다는 설렘이 한껏 담긴 안부 인사였는데, 이 문장이 사람들 사이에서 봄의 안부로 오가는 걸 보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Q. 봄편 문안인 ‘봄,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기적’은 어떻게 쓰게 된 문장인가요?

계절변화에 대해 늘 무엇으로든 적어두는 편입니다. 씨앗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힘, 새순이 딱딱한 가지 끝에서 돋아나는 힘 같은 걸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까 늘 궁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을 기적이라 불러도 되겠다 싶었어요. 기적은 믿음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들여다보다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김소연시인

Q. 시인님의 여러 시 중, 혹시 봄에 어울리는 또 다른 시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시집 <수학자의 아침>에 수록된 ‘연두가 되는 고통’이라는 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린 조카가 자그마한 손으로 연둣빛 잎사귀를 가리키며 제게 질문하던 순간을 쓴 시예요.

Q. 스스로를 어떤 시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인님이 생각하는 시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젊은 날, 아주 약한 존재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인이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약함 옆에 존재하기 위해 기꺼이 약해지는 것, 저는 그것이 시라고 생각합니다.

Q. 역대 광화문글판 문안 중 가장 좋아하는 문안이 있다면요?

유희경 시인의 ‘대화’라는 시를 무척 좋아해요.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뒤를 돌아보니 광화문글판에서 이 시를 만난 적이 있거든요. 커피잔을 씻는 화자가 등장하는 시인데, 마침 유희경 시인이 직접 운영하는 위트앤시니컬 서점의 작은 개수대에서 제가 마신 커피잔을 씻었던 기억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250704 2024 광화문글판 겨울편
교보생명 2024년 광화문글판 겨울편 유희경 시인의 ‘대화’

Q. 광화문글판을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본다면요?

광화문을 오가며 사람들이 자신의 입술을 움직여 한 번쯤 읊게 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계절감을 넘어 역사적인 아픔과 기쁨, 우리가 오래 함께 기억해야 할 것들을 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약속을 하는 사람, 약속을 지키는 사람, 약속을 지킨 줄도 모르는 사람 그리고 약속을 또 건네는 사람.

시는 언어로 구성된 창작물이기 때문에 언어가 무엇일까 늘 고민합니다. 시를 쓰는 일은 취약함의 편에 서는 일이고,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에서 밀려난 소중한 가치들을 건사하는 일이에요. 숱한 예외들을 챙겨 표현함으로써 사회적 맥락 안쪽에 기입해 넣는 일이기도 하고요. 시는 오랜 세월 그 약속을 이 세계에 해왔습니다. 저는 그걸 잊지 않고 싶습니다.

우리 곁에 있는 기적! 2026 광화문글판 봄편, 김소연 시인 인터뷰 광화문글판 2026 봄편 문안의 주인공, 김소연 시인을 만나다기적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찾아내는 것, 김소연 시인 <한 글자 사전>김소연 시인이 생각하는 광화문글판과 문학 이야기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2026 광화문글판 봄편이 광화문을 찾는 시민들과 조용히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올해 봄편 문안은 김소연 시인의 산문집 <한 글자 사전>에서 발췌한 문장인데요. 봄,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기적 불과 11자의 짧은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깊은 울림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혹독한 겨울도 끝내 봄에 자리를 내어주듯, 기적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가까이에 있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김소연 시인은 1993년 <현대시사상>에 시 ‘우리는 찬양한다’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습니다. 이후 <극에 달하다>에서부터 <촉진하는 밤>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집을 펴내며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2010년 제10회 노작문학상, 2011년 제57회 현대문학상 시부문, 2024년 청마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죠. 교보생명이 그런 김소연 시인을 서면으로 만났습니다. 2026 광화문글판 봄편 문안에 담긴 의미부터 시를 대하는 그의 생각까지, 지금 함께 들어보시죠.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시를 쓰며 살고 있는 김소연입니다. 시를 읽고 쓰는 일이 저에겐 이 세계의 입구를 더 넓게 만드는 즐거운 노동과 같습니다. 때로는 미처 몰랐던 문을 새로 발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Q. 2026 광화문글판 봄편의 주인공이 된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이 어떠신가요? 감사한 일이죠. 광화문글판 덕분에 잊고 지내던 지인들로부터 인증샷을 더러 받았네요(웃음). 봄이 왔다는 설렘이 한껏 담긴 안부 인사였는데, 이 문장이 사람들 사이에서 봄의 안부로 오가는 걸 보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싶었습니다. Q. 봄편 문안인 ‘봄, 우리가 가장 잘 아는 기적’은 어떻게 쓰게 된 문장인가요? 계절변화에 대해 늘 무엇으로든 적어두는 편입니다. 씨앗이 땅을 뚫고 올라오는 힘, 새순이 딱딱한 가지 끝에서 돋아나는 힘 같은 걸 무어라고 표현해야 할까 늘 궁리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을 기적이라 불러도 되겠다 싶었어요. 기적은 믿음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가만히 들여다보다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Q. 시인님의 여러 시 중, 혹시 봄에 어울리는 또 다른 시가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시집 <수학자의 아침>에 수록된 ‘연두가 되는 고통’이라는 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어린 조카가 자그마한 손으로 연둣빛 잎사귀를 가리키며 제게 질문하던 순간을 쓴 시예요. Q. 스스로를 어떤 시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시인님이 생각하는 시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젊은 날, 아주 약한 존재로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인이 되겠다고 결심했어요. 약함 옆에 존재하기 위해 기꺼이 약해지는 것, 저는 그것이 시라고 생각합니다. Q. 역대 광화문글판 문안 중 가장 좋아하는 문안이 있다면요? 유희경 시인의 ‘대화’라는 시를 무척 좋아해요. 교보문고에 들렀다가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다 뒤를 돌아보니 광화문글판에서 이 시를 만난 적이 있거든요. 커피잔을 씻는 화자가 등장하는 시인데, 마침 유희경 시인이 직접 운영하는 위트앤시니컬 서점의 작은 개수대에서 제가 마신 커피잔을 씻었던 기억이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교보생명 2024년 광화문글판 겨울편 유희경 시인의 ‘대화’ Q. 광화문글판을 한 단어 또는 한 문장으로 표현해 본다면요? 광화문을 오가며 사람들이 자신의 입술을 움직여 한 번쯤 읊게 되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계절감을 넘어 역사적인 아픔과 기쁨, 우리가 오래 함께 기억해야 할 것들을 담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Q. 앞으로 어떤 시인으로 기억되고 싶으신가요? 약속을 하는 사람, 약속을 지키는 사람, 약속을 지킨 줄도 모르는 사람 그리고 약속을 또 건네는 사람. 시는 언어로 구성된 창작물이기 때문에 언어가 무엇일까 늘 고민합니다. 시를 쓰는 일은 취약함의 편에 서는 일이고, 사람들의 주된 관심사에서 밀려난 소중한 가치들을 건사하는 일이에요. 숱한 예외들을 챙겨 표현함으로써 사회적 맥락 안쪽에 기입해 넣는 일이기도 하고요. 시는 오랜 세월 그 약속을 이 세계에 해왔습니다. 저는 그걸 잊지 않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