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이 부동산 시장의 1순위 변수가 된 시대
2025년 9월,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전례 없는 정책 종속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6·27 부동산 대책과 9·7 공급 대책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규제 패키지가 시장을 좌지우지하면서, 전통적인 시장 원리보다 정부 정책이 단기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정책이 시장을 “가장 세게” 움직이는 이유

1. 자금줄 직접 통제의 위력
6·27 대책의 핵심은 대출 총량 제한입니다.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고정하고,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일원화한 조치는 신규 수요와 갈아타기 수요를 동시에 제어했습니다. 실제로 9월 들어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급감했습니다. 이달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4,675억 원 증가에 그쳤는데, 이는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의 최저치입니다.
LTV(담보인정비율)도 규제지역 기준 40%로 강화되면서, 고가 주택 매수자들의 자금 조달 능력이 현저히 제약받고 있습니다.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도 예외 없이 수도권에서는 LTV 70%로 제한되어, 과거 80% 혜택이 사라진 상황입니다.
2. 토지거래허가구역의 심리적 압박
강남3구·용산구 토지거래허가구역이 2026년 12월까지 1년 3개월 연장 확정되면서, 매수·매도 심리에 즉각적인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해당 지역에서는 2년 실거주 의무와 구청 허가 절차가 필요해 ‘갭투자’가 사실상 차단되었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확대 가능성입니다. 성동구와 마포구를 중심으로 한 ‘한강벨트’ 지역에서 거래량이 급증하고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성동구는 8월 아파트 거래량이 7월 대비 93.1% 증가한 197건을 기록했고, 마포구도 44.2% 증가한 173건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추가 규제 지정에 대한 선제적 매수세로 해석됩니다.
3. 공급정책의 기대 효과
9·7 대책의 135만 호 공급 목표는 실제 입주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현재의 투자 심리와 토지 가격에 이미 반영되고 있습니다. LH의 직접 시행 체계 전환을 통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 연간 27만 호 착공이라는 구체적 목표치가 제시되면서, 중장기 공급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공공택지에서 LH가 민간에 매각하지 않고 100% 자체 개발하는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건설경기 변동에 관계없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해진 점이 시장에 신뢰감을 주고 있습니다.
통화정책은 ‘보조 변수’가 된 현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50%로 유지되고 있지만, 대출 규제의 미시적 영향이 금리의 점진적 변화보다 단기 거래량과 호가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금리 중심의 부동산 정책 패러다임에서 규제 중심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의미합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의 보고서에 따르면, 6·27 규제가 없었다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하반기에 약 6%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규제 도입으로 상승률이 1.6~2.1%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관측되는 정책 효과
1. 선별적 거래량 증가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4,067건으로 7월 3,938건보다 3.28% 증가했습니다. 규제에도 불구하고 현금 매수가 마포·성동 등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관측되고 있습니다. 이는 자금력을 갖춘 수요층이 규제 공백 지역을 찾아 이동하는 현상으로 해석됩니다.
2. 매매-전세 스프레드 변화
6·27 대책 이후 전세대출 규제 강화로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매매-전세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지역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전세 수요 감소가 매매 시장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정책 3대 표지와 실무 대응법
부동산 시장 참여자들이 주목해야 할 정책 3대 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세 요소가 동시에 움직일 때 단기 변곡점이 만들어집니다.
종목 선택의 새로운 기준
규제가 강한 국면에서는 다음 조건을 만족하는 단지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방어력을 보입니다.

이러한 조건들은 정책 민감도는 낮추면서 수요 복원력은 높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재건축 패스트트랙의 추가 변수
2025년 6월부터 시행되는 재건축 패스트트랙 제도는 또 다른 정책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30년 이상 아파트의 안전진단 폐지, 조합설립 동의 요건 완화(2분의 1 → 3분의 1), 전자투표 허용 등으로 재건축 사업 기간이 약 3년 단축될 전망입니다.
이는 도심 내 신규 공급 확대 기대감을 높이면서도, 일부 단지에 투기 수요를 집중시킬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금융위의 추가 규제 예고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의 위험가중치를 15%에서 20%로 상향 조정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로 인해 은행권 신규 주담대 공급이 최대 27조 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되며, 대출 심사는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입니다.
정책 읽기가 시장 읽기다
2025년 현재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정책 종속형 시장으로 전환되었습니다. 6·27 대책과 9·7 공급 대책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정책 패키지가 시장의 모든 변수를 압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성공적인 부동산 투자를 위해서는 전통적인 시장 분석보다는 정책 분석 역량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대출 규제 동향, 허가구역 지정 가능성, 공급 정책의 구체적 실행 계획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이에 따른 시장 변화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 되어야 할 시점입니다.
정책이 시장을 움직이는 시대에는 정책을 읽는 능력이 곧 시장을 읽는 능력이며, 이것이 바로 지금 부동산 정책에 주목해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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