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나 공원을 가보면 퇴근 후 운동화를 신고 달리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달리기는 누구나 시작하기 쉬운 운동이다. 운동화만 있으면 되고, 특별한 기구도 필요 없다.

하지만 막상 달리기를 시작해 보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처음에는 숨이 차고 땀이 나는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무릎이 뻐근하거나 발목이 불편해지는 경우가 있다.
이때 많은 사람이 “나는 달리기랑 안 맞나?”, “달리기는 무릎에 안 좋은 운동인가?”라고 생각한다. 달리기 관련 근골격계 부상 연구1를 보면, 러너의 약 40~50%가 일정 기간 동안 달리기 관련 부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그렇다면 달리기는 무릎과 발목을 다치게 하는 위험한 운동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달리기는 몸을 다치게 하는 운동이라기보다, 준비 없이 갑자기 많이 했을 때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운동에 가깝다.
내 체형과 움직임을 이해하고, 달리기에 필요한 기본 주법을 익히며, 몸이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면 달리기는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운동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달려야 통증을 줄이고 오래 달릴 수 있을까?
달리기를 꾸준히 하면 좋은 점
달리기는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운동만은 아니다.
꾸준히 달리면 심폐 지구력이 좋아지고, 처음에는 5분만 뛰어도 숨이 차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같은 속도에서도 호흡이 조금씩 편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달리기와 사망 위험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2에서는 하루 5~10분 정도의 짧은 달리기, 비교적 느린 속도의 달리기도 전체 사망 위험과 심혈관질환 사망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물론 이것이 ‘많이 달릴수록 무조건 좋다’는 뜻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 몸이 감당할 수 있는 양으로, 꾸준히, 안전하게 달리는 것이다.
달리기는 전신을 사용하는 유산소 운동이기 때문에 에너지 소비량이 비교적 큰 운동이다. 식습관 관리와 함께 병행하면 체지방 감소와 체중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달리기는 몸에 적절한 자극을 주는 체중 부하 운동이다. 뼈와 근육은 아무 자극 없이 쉬기만 할 때보다,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반복적인 자극을 받을 때 더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
달리기의 장점은 몸에만 머물지 않는다. 일정한 리듬으로 몸을 움직이고, 호흡을 반복하며,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는 과정은 기분 전환과 스트레스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달린 뒤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은 많은 사람이 달리기를 계속하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달리기 통증은 왜 생길까?
- 과사용 손상
달리기 부상은 한 번의 큰 충격 때문에 갑자기 생기기보다, 작은 부담이 반복해서 쌓이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문헌에서는 달리기 관련 손상의 약 70~80%가 과사용 손상으로 설명된다고 보고한다. 특히 무릎, 발목과 발, 정강이처럼 달릴 때 반복적으로 충격을 받는 부위에 통증이 자주 생긴다.
예를 들어 오랜만에 운동을 시작한 사람이 갑자기 5km, 10km를 뛰기 시작하면 몸은 아직 그 반복 충격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을 수 있다. 숨은 괜찮고 체력도 버틸 만하다고 느껴지지만, 근육과 힘줄, 관절, 뼈가 적응하는 속도는 심폐 기능과 다르다. 쉽게 말해 숨은 더 뛸 수 있다고 느껴도, 다리는 아직 준비가 안 되어 있을 수 있다.
- 체중
체중도 무릎과 발목에 가해지는 부담에 영향을 준다. 체중이 증가하면 걷기, 계단 오르기, 달리기처럼 관절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동작에서 무릎과 발목이 받아야 하는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다.

과체중 또는 비만이 있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3에서는 체중이 1kg 감소할 때 일상적인 보행 중 매 걸음마다 무릎 관절에 가해지는 부하가 약 4kg 상당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벼운 가방도 오래 메고 다니면 어깨가 피로해지듯, 작은 변화도 수천 번 반복되는 걸음과 달리기 동작 속에서는 관절에 누적되는 부담의 차이를 만들 수 있다.
- 체형과 움직임
체형과 움직임도 달리기 통증에 영향을 준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어떤 사람은 무릎이 아프고, 어떤 사람은 발목이 아프고, 또 어떤 사람은 허리가 먼저 불편해진다. 이는 사람마다 골반의 위치, 고관절의 움직임, 무릎의 정렬, 발의 착지 방식, 몸통의 안정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결국 달리기 통증은 한 가지 원인만으로 생기지 않는다. 갑자기 늘어난 운동량, 체중으로 인한 반복 하중, 체형과 움직임의 차이 그리고 케이던스·착지법·기울기 같은 달리기 주법도 함께 영향을 준다.
그래서 통증 없이 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많이 뛰는 것’보다, 내 몸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이해하면서 단계적으로 적응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어떻게 달려야 달리기 통증을 줄일 수 있을까?
-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지 않아야 한다.
달리기를 시작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몸이 적응할 시간을 주지 않고 거리와 속도를 한 번에 늘리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느껴질 수 있지만, 근육과 힘줄, 관절은 반복 충격에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처음부터 5km, 10km를 목표로 하기보다 걷기와 달리기를 섞어 시작하고, 몸의 반응을 보면서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
- 내 몸의 움직임을 확인해야 한다.
달릴 때 무릎이 안쪽으로 무너지거나 상체가 뒤로 젖혀진 상태로 뛰면 특정 부위에 부담이 반복될 수 있다. 같은 거리를 달려도 어떤 사람은 무릎에, 어떤 사람은 발목에, 또 어떤 사람은 허리에 부담이 쌓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통증 없이 달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열심히 뛰는 것보다 내가 어떤 자세와 움직임으로 달리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보폭과 케이던스*를 조절해야 한다.
보폭이 너무 크면 착지할 때 몸 앞쪽에서 발이 닿으면서 무릎과 정강이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이때는 보폭을 조금 줄이고, 발이 몸의 중심에 가깝게 떨어지도록 연습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케이던스를 조금 높이면 한 걸음마다 받는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케이던스: 1분 동안 발을 내딛는 횟수
- 근력운동을 함께 해야 한다.
달리기는 다리만 사용하는 운동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몸통, 골반,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가 함께 작용하는 전신 운동이다. 특히 엉덩이 근육과 몸통 안정성이 부족하면 달릴 때 골반이 흔들리고, 무릎이나 발목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 통증이 느껴지면 달리기를 멈춰야 한다.
달린 뒤 가벼운 피로감은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특정 부위의 통증이 반복되거나 다음 날까지 불편함이 남는다면 운동량, 자세, 회복 상태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통증 없는 달리기는 무조건 빠르게, 오래 뛰는 것이 아니다. 결국 오래 달리는 사람은 통증을 참고 버티는 사람이 아니라, 몸의 신호를 이해하고 조절할 줄 아는 사람이다.
참고 문헌
- Kakouris N, Yener N, Fong DTP. A systematic review of running-related musculoskeletal injuries in runners. Journal of Sport and Health Science. 2021;10(5):513-522.
- Lee DC, Pate RR, Lavie CJ, Sui X, Church TS, Blair SN. Leisure-time running reduces all-cause and cardiovascular mortality risk. Journal of the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2014;64(5):472-481.
- Messier SP, Gutekunst DJ, Davis C, DeVita P. Weight loss reduces knee-joint loads in overweight and obese older adults with knee osteoarthritis. Arthritis & Rheumatism. 2005;52(7):2026-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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